아파트라이프


 2019-04-20
  •  
         Calendar     광고문의

    New

    라이프&스토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아파트에도 공동체가 살아있네!

     

    공동주택 관리 최우수 단지 ‘세종시 범지기마을 10단지’ 가보니

     

    결혼 후 단독주택 셋방을 살았다. 그 때가 1988년도이다. 당시에는 자가 보급이 많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전세나 월세를 살았다. 방 한 칸에 비좁은 부엌이 전부인 셋집에서 신혼을 포함해 5년을 살았다. 그러다 운 좋게 1991년 분당 신도시 아파트에 당첨돼 1993년 입주 후 지금까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에 오래 살다보니 아파트 동대표 및 관리이사를 4년째 하고 있다. 올해 6월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지은지 26년 된 아파트라 낡은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워킹맘들의 공동육아문제, 난방비 절약 등은 입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민원이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니 전국의 아파트 가구수가 1천만 호를 넘었다. 전체 가구수의 절반에 육박한다. 아파트가 주거의 대세지만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 이웃집 숟가락과 그릇이 몇 개인지 다 알고 지내던 이웃사촌이란 말이 무색한 시대다. 아파트에 살지만 이웃들과 교류하며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며 살 수는 없을까?

     

    공동체 활성화 최우수 아파트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부터 ‘공동주택 우수관리 단지’를 선정, 시상하는데 지난해는 세종특별자치시 ‘범지기마을 10단지(이하 범지기마을)’가 최우수 단지로 선정됐다. 그리고 5곳이 우수 단지로 뽑혔다. 그래서 우리 아파트가 배울 점은 없는지 확인해보고 싶어 범지기마을을 가봤다.


    마침 내가 범지기마을에 가던 날 국토교통부에서 선정한 ‘공동주택 최우수 관리단지’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비롯해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얻은 결실이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아파트라니 얼마나 잘 됐기에 최우수 단지가 됐을까?

     

    범지기마을은 총 23개동 1970세대가 거주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최대 규모의 아파트다. 단지 안으로 들어서면서 느껴진 첫 인상은 아주 깨끗하다는 것이다. 2014년에 지어졌으니 1993년도에 지어진 신도시들에 비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됐지만, 신축 아파트라고 해서 다 깨끗한 건 아니다. 여긴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 아파트 입주민 상당수가 젊은 세대(40대 이하가 74%)다. 60대 이후는 불과 8%다. 인근 세종시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많고 워킹맘들도 많다. 단지 내 아이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육아문제다.


    육아와 교육문제를 해결해줄 교육기관 설치가 최우선 과제였는데, 세종시 최초로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아름숲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교사 9명과 보조교사 4명이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운영한다. 단지 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워킹맘 유미령(38세) 씨는 “일을 하면서 육아문제가 가장 신경쓰였는데 이곳으로 이사 와서 한 방에 고민이 해결됐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어린이집만으로 육아와 교육을 모두 해결하긴 어려웠다. 어린이집 수요가 많은데 다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게 공동육아 공동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장년층과 젊은 엄마 세대 간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찾았다. 단지 내 공동 육아에 참여할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섰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지원했다. 이렇게 모인 2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게 ‘북(book)적북적 공동육아 공동체’다.

     

    매주 수요일(10:30~12:30)이면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그리고 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육아를 책임질 자원봉사자 20명도 모인다. 북적북적 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은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아니다. 세종시교육청으로부터 마을학교로 지정돼 2017년 300만 원, 2018년 500만 원의 예산까지 지원받았다.


    마을학교는 공동육아의 장이자 주민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지 내 직장을 다니지 않는 젊은 엄마들과 손자·손녀를 키우는 할머니들이 매주 아이들 손을 잡아주며 육아와 교육을 위해 봉사한다. 마을학교가 수요일뿐만 아니라 주일 내내 확대된다면 워킹맘들의 육아 부담 및 스트레스가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되었다. 요즘 유치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정에서는 이 마을학교가 부러울 만하겠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김현일(50) 회장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육아다. 젊은 세대들이 많은 아파트기 때문에 이 문제 해결에 많은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을 해왔다. 마을학교는 그 중의 한 방법이다. 앞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단지 내 워킹맘들의 육아 부담과 스트레스 해결책을 찾아 나설 것” 이라고 밝혔다.

     

    범지기마을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경비원 휴게실이다. 통상 아파트 경비원들은 24시간 근무 후 1일을 쉬는 격일제 근무 형태다. 대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쉬는데, 마땅한 휴게실이 없다. 그래서 비좁은 경비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쪽잠을 잔다. 범지기마을에 가보니 아파트 경비초소 옆에 쉼터가 있다.


    낮이든 밤이든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에 쉼터에서 주민들 눈치를 보지 않고 편히 쉴 수 있다. 비좁은 경비실에서 쪼그리고 앉아 쉬지 않아서 좋다. 쉼터는 난로와 공기청정기 등이 갖춰진 곳인데 입주자들과 경비원들이 서로 상생하는 좋은 모델이 아닐까 싶다.

     

    아파트가 오래되면 수리할 곳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관리비에 매달 장기수선충당금을 부과한다. 이 돈은 아파트를 수리하고 보수하는데 쓴다. 보통 아파트가 낡을수록 열손실이 많아져 난방비 부담이 크다. 우리 아파트 입주민들도 난방비에 무척 민감하다.


    범지기마을은 2014년에 입주한 새 아파트지만 모든 시설을 100년 동안 유지하자는 생각에서 ‘1·1·2+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주요 설비를 하루에 한 번, 2분 이상 점검 한다는 것이다. 규모가 큰 아파트고 고가 설비가 많기 때문에 초기부터 이렇게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10년, 20년이 지나도 난방비 폭탄 맞을 일은 없겠다.

     

    이외에도 범지기마을 10단지는 단지 내에 물놀이장, 우체국 택배방, 범지기마을 10단지 소식지 발간, 공유 공기구 비치, 푸른작은도서관, 아나바다 프리마켓 운영, 택배회사와 안전운행 협약 체결 등 주민들과의 교류와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 편의를 위한 민원이 들어오면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는다.


    세종특별자치시 범지기마을의 공동육아 공동체와 경비원 쉼터 마련 등은 다른 아파트들도 한번 검토해볼만 한 모범 사례다. 범지기마을을 둘러보고 오면서 삭막한 아파트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브리핑] 이재형 기자 2019.2.7.

    첨부파일 다운로드

    4

    추천하기

    0

    반대하기

    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9-02-08

    조회수2,466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

    라이프&스토리

    <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기                    ↑ 맨위로